성공적인 투자라는 건 후행적인 요소

2023. 6. 13. 22:18종목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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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과 투자는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성공적인 결과라는 건 후행적이라는 것이다.  사업에서 매출 실적이라는 것도 그런 실적이 나올 수 있는 사전 작업들이 있었다는 걸 이해한다면, 지금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세상일이 모두 그렇듯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먼저 원인이 있어야 합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월급을 받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한 결과로 수입이 생기는 원리를 생각한다면, 투자 수익은 우리가 했던 액션에 대한 후행적인 요소일 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투자할 대상에 대한 분석을 열심히 해 두는 것 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끔씩 원인이 불명확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연이나 요행에 의한 결과는 반복되어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실 비지니스는 예측이 가능해야 합니다.  어떤 우연에 의해 나타나는 매출은 지속되지 않는데, 이상적인 사업은 매출의 일정한 규모가 유지되고 예측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입장에서는 투자나 지출 계획을 문제없이 짤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만약에 유통업을 분석해 본다면, 크게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온라인 유통만 보자면 우리나라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은 인터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파크는 1995년 데이콤의 사내 벤처로 시작해서 96년 6월 론칭 했습니다. 얼마 안 지나서 롯데백화점 쇼핑몰이 오픈했는데, 그후로 대형몰과 백화점 몰들이 줄줄이 오픈했습니다. 그 때의 문제는 인터넷이 그렇게 대중화되지 않았는데 대기업들이 너무 빨리 진입했던거죠. 그러다가 카테고리별로 특화된 전문 쇼핑몰들이 나왔는데, 도서 쪽은 Yes24 와 영화티케 전문 Max movie 그리고 개인 간의 경매 방식이었던 신 개념 쇼핑몰 옥션이 있었습니다.  특히 옥션이 좀 의미가 있는데 옥션은 중고 제품에서 시작해서 신상품 전체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전성기를 누렸었는데, 옥션 이전에는 대형몰 위주의 대기업이 운영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입점하는데도 일정규모 이상의 업체만 가능했었고, 입점 제한요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옥션의 경우에는 개개인이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하는 구조로 지금의 오픈마켓과 유사한 구조가 시작된 것이죠.

옥션은 2000년대 후반까지 인터파크의 자회사였던 G마켓과 치열하게 경쟁했었는데, 2001년에 옥션을 이베이에서 인수하고, 2009년에 지마켓을 이베이에서 인수하면서, 옥션과 지마켓은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베이가 우리나라 온라인 시장을 독과점하게 됐는데,  이때 11번가가 경쟁사로 튀어오릅니다.  11번가는 SK그룹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었는데, OK캐시백, SK텔레콤과의 다양한 업무제휴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여기서 초기 시장을 장악했다가 한물간 대기업 종합몰들이 오픈 마켓에서 정면 승부가 쉽지 않았는데, 당시에 급격히 떠오르던 게 홈쇼핑이었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 급격히 성장한 홈쇼핑과 연합을 하게되었습니다.  롯데홈쇼핑(이전 우리홈쇼핑),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등이 규모를 확대하고 운영 효율화를 진행했는데, 이러면서 의류를 위주로 한 개인쇼핑몰도 많이 오픈해서 틈새 시장을 차지했습니다.


여기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쿠팡, 위메프, 티켓몬스터 같은 회사들이 나왔는데, 초기 컨셉은 스마트 폰으로 하는 공동구매였습니다.  오픈마켓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배송강화, 물류센터구축, 마케팅으로 너무 많은 자금을 투자해서 지속적인 적자를 유지하다가 2015년 3개사 모두 오픈마켓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여기서 2014년 네이버에서 중국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타오바오와 유사한 컨셉의 스마트스토어라는 쇼핑 플랫폼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네이버 쇼핑과 쿠팡이라는 양대 산맥이 급성장중인데, 네이버 쇼핑이 1위, 쿠팡이 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증시에 상장했는데 첫날 시가총액이 100조가 넘어서 당시 국내 전체 기업중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3위 였습니다.

네이버와 쿠팡은 사실 시장지배력이 너무 높아져서 앞으로도 네이버, 쿠팡외의 다른 경쟁업체들은 좀 쉽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단 네이버는 트래픽에서 압도적이고,  검색을 기반으로 한 강점이 있어서 다른 경쟁사가 따라하기 힘들고, 로켓배송과 물류시스템, 고객친화적인 정책들을 내세운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당분간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봤을 때, 국내 온라인 유통이라는 산업에 투자를 하고 싶다면, 먼저 네이버나 쿠팡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고, 그 회사들이 싫어서 대안을 찾는다면, 홈쇼핑을 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사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대략적인 분석을 마쳤다면, 내가 원하는 회사의 주가가 지금 평가상 싼편인지 비싼편인지 계산해보고 마음에 들면 투자를 진행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